식사 후 나른함의 원인을 찾았다
10일간의 혈당 측정 보고서
글/사진. 커뮤니케이션실 최연재 계장
저는 혈당 수치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음식을 먹을 때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 궁금해 연속혈당측정기로 10일간 추이를 관찰해보았습니다. 지금부터 측정 결과와 혈당에 있어서 좋고 나쁜 식습관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 글을 참고하여 다 함께 건강한 식습관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연속혈당측정기란?
피부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여 스마트폰 앱 또는 수신기에 혈당값을 보여주는 기기입니다. 피부에 삽입해 둔 센서가 5분마다 혈당을 측정하기 때문에 ‘연속’이라고 부르는 것이며, 24시간 내내 수치를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번 채혈할 필요 없이 붙여두기만 하면 되기에 당뇨 환자들의 혈당 측정 편의성도 개선해주었습니다. 다만 7~10일 이용하는 일회용 기기가 10만 원 내외로 가격대가 높은데, 당뇨병 환자는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라 아직 많이 쓰이진 않는 것 같습니다.
혈당 간단 지식
건강한 사람은 식전 혈당이 100mg/dL 미만이고, 식후 혈당도 140mg/dL 이상 높아지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주로 2~3시간 이내에 식전 수준으로 되돌아옵니다. 식전과 식후의 혈당 변동 폭은 20~60mg/dL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당뇨가 진행되면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되며 혈당이 불안정하게 변화하고 변동 폭도 커집니다.
혈당 측정의 이유
저는 평소 먹는 음식을 신경 쓰는 편입니다. 식습관에 크게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한 끼 패스트푸드를 먹으면 다른 한 끼는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담백한 음식이나 곁들여 나오는 채소를 많이 먹는 정도입니다. 음식이 기분과 컨디션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러한 건강한 식습관을 추구한 뒤부터 음식으로 인한 불쾌감은 생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식습관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제가 갑작스레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하게 된 것은 건강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외 거창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닙니다. 현대인들의 당 섭취량이 높아진 만큼 저도 언제까지나 당뇨 안전지대에 있을 것 같지 않았고, 건강검진 시 측정하는 공복 혈당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식후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추이를 관찰하고 싶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 후기
선택한 덱스콤(Dexcom) G7 센서
저는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몇 가지의 연속혈당측정기 중 덱스콤(Dexcom) G7 센서를 선택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체내 수분(간질액)에서 혈당을 측정하는 원리이기 때문에 손끝 채혈 방식처럼 피를 낼 필요는 없지만, 작은 침을 피부에 꽂아두어야 하긴 합니다. 생각보다 굵은 침이 있어 망설였지만, 다행히 버튼을 누르면 스프링처럼 튀어나와 꽂히는 방식이라 아프지 않게 순식간에 부착이 되었습니다.
부착한 모습 (사진 출처: Dexcom)
팔 뒷부분 혹은 복부에 부착할 수 있습니다. 저는 팔 뒷부분에 부착했습니다. 위쪽은 부착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결론적으론 아주 훌륭한 경험이었습니다. 무언가를 먹거나 활동할 때마다 저의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사소한 단점들도 있었는데, 기기를 계속 부착해두어야 하기 때문에 씻을 때나 옷을 입고 벗을 때 조금 신경 쓰입니다. 하지만 하루 중 대부분은 잊고 지낼 정도로 큰 이물감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파스타’ 엡으로 블루투스와 연동해 바로바로 제 혈당 추이를 볼 수 있어 좋았지만, 7일 정도 사용하니 앱에서 빈번히 오류가 났습니다.
(파스타 앱은 카카오헬스케어의 당뇨병 관리 앱이며, 해당 앱을 이용하지 않고 연속혈당측정기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앱을 이용해도 무방합니다.)
10일간의 연속혈당측정 기록
제 측정 결과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혈당의 변화는 개인차가 있고, 채혈해서 재는 것만큼 연속혈당측정기가 정확하진 않다고 하여 수치보단 추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혈당에 큰 변동이 있어야 향후 참고할 자료가 많아지기에 측정기를 부착한 기간 동안 안 좋은 식습관을 많이 실천해봤습니다. 밥 먹고 과일 먹기, 공복에 단 음료 마시기, 틈틈이 간식 먹기와 같은 것입니다. 시럽이 첨가된 라테, 우유 아이스크림, 초코파이 등 달달한 간식은 모두 혈당이 오르긴 하지만, 단독으로 먹는다면 한 끼 식사 정도인 140mg/dL을 잘 넘어서진 않았습니다.
실험 중 유일무이한 혈당 스파이크
그런데 식후 단 음료를 마셨을 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평범한 식사를 하고 단 한라봉 차를 마시니 혈당이 225mg/dL로 튀어 올랐습니다. 이는 평소 식후 수치의 1.5배 이상으로 앱에서 혈당 스파이크를 알리는 알림이 왔습니다. 흔히 가당 음료라고 부르는 에이드, 콜라 등을 ’식후‘에 마시는 것이 혈당을 크게 높이는 주범인 것 같습니다.
뜻밖의 수치였던 고구마
다음은 고구마 1개입니다. 고구마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공복에 먹어도 괜찮을 줄 알았지만, 예상보다 혈당이 많이 올랐습니다. 알고보니 고구마를 구우면 전분이 당분으로 변해 혈당이 크게 오른다고 합니다. 제가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어서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왔나 봅니다.
적은 양과 반비례한 혈당 수치
적은 양으로도 혈당이 많이 오른 음식 중 하나는 젤리였습니다. 손바닥 크기의 젤리 한 봉지만으로 식사한 만큼이나 혈당 수치가 올랐습니다. 아무리 군것질하고 싶어도 젤리만큼은 피해야겠습니다.
식전에 마신 스타벅스 돌체라떼
공복에 스타벅스 돌체라떼를 시럽 2번으로 줄여서 마셨습니다. 아까는 ‘식후’에 음료를 마셨다면 이번에는 ‘식전’, 게다가 시럽도 줄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평소 식후 수치보다 더 높게 오른 것입니다. 만약 식후에 마셨다면 혈당 스파이크가 또다시 발생했을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결과, 제로 콜라
제로 콜라는 혈당이 전혀 오르지 않았습니다. 설탕이 들어가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혈당에 변화가 없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어딘가에는 안 좋겠지‘라는 의심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알아보니, 우리 몸은 제로 콜라의 인공감미료를 설탕으로 착각해 인슐린을 분비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로 콜라와 같은 제로 식품을 장기적으로 섭취 시 인슐린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나를 위한 식습관
무엇이 나쁜지 알아봤다면,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기도 했고 또 제가 시험도 해 본 식습관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실천하면 좋은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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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1,000보 걷기
: 혈당은 음식 섭취 후 갑자기 튀어 오르는 게 아니라 서서히 오르기 때문에 식후 1,000보만 걸어도 혈당이 많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식후 계단 오르기 같은 숨찬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당이 아예 안 오르거나 단시간 내에 확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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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보다 식이섬유 먼저 섭취
: 같은 음식 조합으로 먹더라도 탄수화물(밥)보다 식이섬유(채소)를 먼저 섭취하면 혈당이 덜 오릅니다. 거꾸로 식사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어려운 것이 아닌 만큼 꼭 실천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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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로 샐러드 선택
: 요즘 남녀노소 한 끼 식사로 샐러드를 많이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샐러드는 현미밥과 양념 고기 등이 들어있을지라도 혈당이 거의 안 오르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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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
: 혹시 아침 식사로 시리얼이나 빵을 드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식이섬유가 적게 들어간 음식을 아침에 먹는 것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빠른 속도로 낮아지게 하여 혈당 변동성을 높인다고 합니다. 그러니 아침엔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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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식전에 조금만
: 식후에 먹는 과일은 이미 높아진 혈당을 더 높여 살찌기 쉽습니다. 저도 식후에 과일을 먹는 것을 좋아하여 몇 번이나 시험해보았는데, 섭취량이 적더라도 혈당이 크게 오르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혈당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성입니다. ’오늘 건강하게 먹었으니 내일 치팅하자‘와 같은 생각은 금물입니다. 더하여 혈당이 치솟았다가 급락할 경우 집중력도 저하된다고 합니다. 점심 후 왠지 모르게 나른하면서 일이 손에 안 잡히던 날이 있으신지요? 의지의 문제가 아닌 혈당이 주범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날이거나 일의 효율을 높이고 싶다면 건강한 음식을, 가능하다면 평소보다 섭취량도 줄여 혈당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통해 많은 정보를 드리진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제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본래 넛지(Nudge, 사람들의 관심은 끌되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 방법)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혈당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이제 음식을 먹을 때 한 번씩 당에 대해 생각해볼 것 같지 않나요? 그 정도면 저의 목표는 초과달성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스스로 만들어가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