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TC LIFE 2

밴드의 시대는 다시 올까요?


고등학교 때까지 저는 주로 클래식 음악을 듣고 클래식 악기를 연주했었습니다. 바이올린을 주로 다루며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며 교양 넘치는 활동을 했지만, 저는 마음 속으로 좀 더 역동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고등학교 밴드부를 보면서 자유로워 보이고 다이나믹한 모습을 동경했는데,
마침 대학교에 입학하고 보니 과 동아리에 밴드가 있어서 고민 없이 가입했습니다. 그 뒤로 밴드와 저의 인연이 시작됐죠!

글과 사진, 플랫폼개발부 모바일개발팀 박현우 계장
  • 나의 밴드 이야기

    •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던 시절
    • 기타를 잡다

      사실 대학교 1학년 때는 솔직히 별 재미를 못 느꼈습니다. 이상하게 저희 과는 어문 관련 전공이었는데도 선후배 문화가 강하기도 했고, 신입 기수 회장이라 반강제적으로 모든 곡에 참여하며 연습하고 회식에도 참여해야했기 때문에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렇게 1학년때 연습을 미친 듯이 하다보니 2학년 올라갈 때쯤 되니까 실력이 상승한 걸 느꼈습니다. 웬만한 곡들은 다 연주할 수 있었고, 제가 연주하고 싶었던 노래들도 연습하면 다 공연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올라왔죠. 그때부터 갑자기 밴드활동에 심취하게 되었고, 제가 하고 싶었던 장르의 곡들을 연습하면서 재미를 넘어 살아있음을 느꼈습니다. 또한 무대에 올랐을 때의 희열과 성취감에 중독되어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 중입니다.

    • 대학교 1학년 때는 과 동아리 활동만 하다가 대학교 2학년 때 실력이 늘면서 과 동아리와 더불어 같은 단과대 내의 다른 밴드 동아리와 연합 공연을 주최했고, 콜라보팀을 만들어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대학교를 같이 오게된 고등학교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도 본인 과에서 밴드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기타 세션이 부족하다고 해서 공연 멤버로 참여했고, 거기서 알게된 선배가 중앙 동아리 밴드를 하나 만들었는데 거기에도 스카웃되어 축제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군대를 다녀오고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후배들도 가르쳐주며 지내다가 취업 준비 시기와 코로나19가 맞물려 2~3년정도 활동을 중단하게 됐어요. 그 후 직장에 취업하며 회사 밴드에 들어갔지만 코로나19 때문에 활동하지 못하고 우리 원으로 이직했습니다. 결제원에 입사하자마자 회사에 밴드가 있는지부터 확인했고, 다행히 ‘melos’를 발견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회원을 모집하기도 전부터 들어가고 싶다고 어필했죠. 작년에는 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답니다.
    • 밴드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로움과 화합입니다. 락 밴드 음악을 들으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고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어쿠스틱 밴드음악을 들으면 차분해지고, 감성이 충만해집니다. 밴드 활동을 할 때 각자 개인연습을 하고, 합주를 하면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며 연주하면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공연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며 같이 연습하고 피드백을 진행하며 완성도를 올리고 마침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그때의 성취감은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듣기만 하던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경험은 정말 환상적입니다.
  • 밴드 세션이 뭔데?

    다음으로는 밴드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밴드의 세션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하현우(국가스텐)
      트위터 @douce_reverie
      "보컬"

      보컬은 밴드의 얼굴이자 밴드의 이미지를 정하는 역할입니다. 흔히들 어떤 밴드를 떠올릴 때 보컬의 목소리와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밴드의 연주가 아무리 뛰어나도 보컬이 아쉬우면 그 밴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연주는 조금 아쉬워도 보컬의 개인 역량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컬은 타고난 목소리와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지만, 연습으로 실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보컬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밴드 합주에서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곡을 이끌어가고 세션들이 제대로 연주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것과 더불어 사운드도 살피는 등 전체적인 지휘자의 역할을 잘 해내야 됩니다. 노래를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도 이끌어야 하고, 중간중간 적절한 멘트도 치는 등 예능적인 능력도 많이 필요한 세션입니다.

    • 김춘추(실리카겔)
      @ppyap81
      “기타”

      일렉기타는 밴드의 꽃입니다(제가 일렉기타 세션이라 그런 건 아니고). 일렉기타는 밴드의 멜로디를 담당하며 기타 솔로를 연주하는 등 보컬과 더불어 가장 앞에서 활동하는 세션이에요. 흔히 보컬과 기타를 프론트맨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밴드는 기타 세션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해외 밴드는 일렉기타의 영향이 큰 밴드가 많습니다. 보통 밴드의 사운드 정체성은 일렉기타가 결정한다고 할 만큼 밴드 내에서 기타의 영향도는 지배적입니다. 흔히 그 밴드가 락 밴드인지 어쿠스틱 밴드인지 사이키델릭인지도 기타의 사운드에 따라 결정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부활, 시나위, 백두산 같은 밴드들이 기타가 메인이 되어 밴드를 이끌었고, 요즘 핫한 밴드인 실리카겔, 국카스텐 같은 밴드도 기타의 영향력이 두드러지는 밴드입니다. 화려한 연주를 보여주고 밴드의 사운드를 담당하는 만큼 악기의 진입장벽이 다소 있는 편입니다. 기타를 쳐보고 싶은 사람들의 절반이 코드 연습을 하면서 손가락 통증을 느끼고 소리가 예쁘게 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상상한 것보다 난이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이 빠르게 늘지 않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실력이 계단식으로 확 상승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연주하면서 앞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다면 기타 세션이 제격입니다.

    • 빅터 우튼
      출처: google
      "베이스"

      밴드의 숨은 주역이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세션이 베이스입니다. 일렉기타가 없는 밴드는 있어도 베이스가 없는 밴드는 찾기 힘듭니다. 밴드 음악을 많이 듣고, 밴드 활동을 오래 할수록 가장 매력을 느끼는 세션이 바로 베이스 세션입니다. 말 그대로 음악의 베이스 역할을 하며 밑에서 깔아주는 묵직한 사운드가 매력입니다. 초보자가 입문하기 가장 쉬우며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점은 높아서 배울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는 게 베이스의 특징입니다. 기본적으로 악기가 매우 무겁고 줄이 두껍기 때문에 손이 크고 두꺼우면 유리하고 동시에 손가락이 잘 찢어지면 더 유리합니다. 특히 베이스 연주의 백미인 슬랩 주법은 베이스 특유의 쫀득한 사운드를 극대화하며 베이스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저도 기타를 치다가 갑자기 베이스에 매력을 느끼고 베이스 연습에 빠져 살았으며, 작년에 밴드 공연도 베이스 세션으로 참여한 곡이 있습니다.

    • 김현우(딕펑스)
      @_TV10
      “키보드”

      키보드는 밴드에서 무조건 있어야 하는 필수 세션은 아니지만, 음식에서 조미료나 소스 같은 역할을 합니다. 파전을 먹을 때 간장이 없으면 맛이 없듯이, 밴드에서 키보드는 사운드를 더 맛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어떤 곡들은 키보드 사운드가 필수인 곡들도 많습니다. 보통 키보드 세션을 맡은 사람들이 밴드 마스터의 역할도 겸임하는데, 밴드 사운드 전체를 조율하고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키보드는 단순히 일렉 피아노를 연주하는 게 아니라 신디사이저로 독특한 소리를 내기도 하고,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신기한 소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 레드 핫 칠리 페퍼스(채드 스미스)
      출처: google
      “드럼”

      밴드의 시작이자 마지막인 드럼 세션입니다. 모든 음악의 장르에서 드럼이 없는 음악은 없습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에서도 퍼커션 파트가 있어서 리듬을 잡아주는 파트가 있습니다. 밴드에서는 드럼 사운드가 노래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잔잔한 드럼 사운드는 잔잔한 분위기를 만들고, 갑자기 몰아치는 드럼은 반전을 만들어 파워풀한 락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다만 밴드 악기에서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세션이 드럼입니다. 사실상 드럼을 접할 기회를 만들기조차 어렵습니다. 기타나 베이스는 그냥 악기를 사서 집에서 쳐보면 그만이고, 전자피아노도 어떤 방식으로든 드럼보다는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하지만 드럼은 드럼 세트 자체를 집에 구비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학원이나 합주실에서만 연습이 가능하죠. 연습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환경 자체를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드럼 세션은 매우 귀한 인력입니다. 드럼은 몸을 굉장히 많이 써야하므로 땀을 빼면서 디톡스에도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 우리나라 밴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밴드의 시대는 다시 올 수 있을까요?

    • 김도균, 김태원, 신대철
      출처: 나무위키
    • 그렇다면 저의 염원인 “밴드의 시대는 다시 올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다시 돌아와서 간단하게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대학가요제도 활발했고, 부활, YB, 넥스트, 노브레인, 크라잉넛, 럼블피쉬등 메이저 밴드들과 더불어 인디밴드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도 매우 높았습니다. 음반차트를 보더라도 다채로운 밴드들이 이름을 올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TV 무대에서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디밴드의 무대가 거의 사장되었고 밴드 음악은 반항적인 음악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수요가 줄어왔습니다. 음악 매니아들은 꾸준히 음악을 찾아왔고 락페스티벌도 꾸준히 열렸지만 힙합 같은 장르에 비하면 턱없이 관심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 그렇다면 최근까지도 힙합씬에 비해 밴드씬에서는 새로운 아티스트나 유망주가 등장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밴드 음악은 기본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은 적은 구조입니다. 힙합을 예로들면 그들은 노래를 만들기 위해 마이크와 음악 프로그램, 믹싱장비 정도가 있으면 최소 비용으로 노래를 하나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밴드는 일단 기타, 베이스 같은 개인장비가 필요합니다. 드럼은 실질적으로 구매가 어려우니 합주실에 구비되어 있는 드럼을 사용한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녹음 전까지 연습 과정에서 조차 시간당 1~2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녹음 비용은 각각 악기를 녹음하고 믹싱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더 복잡합니다. 또한 한 밴드의 팀원은 최소 4명이라 수익도 나눠야 하는 구조입니다. 옆나라 일본은 밴드 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좋은 상황입니다. 일본 여행을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길거리에서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도 많고, 실력도 좋고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는 상황입니다.
    • 실리카겔
      출처: 씨에이엠위더스
      터치드
      @Touchedme_Touched_word
      유다빈밴드
      @GMF
    • 그럼에도 작년은 밴드의 붐이 다시 올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던 한해였습니다. 최근 몇 년간 슈퍼밴드를 비롯한 다양한 밴드 경연 프로그램이 방영되었고, 거기서 발굴된 보석 같은 밴드들이 사람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나 작년엔 재작년에 이어서 실리카겔이라는 밴드가 연속해서 대중음악상을 수상하고, 멜론뮤직어워드와 지상파 방송 등에 출연하면서 인디밴드의 신화를 쓰고 있습니다. 추가로 인터넷 방송인들과 일본 아이돌 출신 보컬로 구성된 QWER이라는 밴드가 음원차트 순위권에 오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었습니다. QWER에 대한 밴드 매니아들의 갑론을박이 있지만 이 밴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밴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들의 영향력은 매우 긍정적입니다.
    • 그 외에도 터치드, 유다빈밴드 같은 걸출한 신인들이 활동하고 있고 유튜브 컨텐츠에도 밴드 컨텐츠가 오르는 걸 보면, 밴드의 붐이 오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런 상황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밴드 씬을 키우려는 음악계의 노력과 여러 페스티벌, 경연, 방송 프로그램들이 지속된다면 정말 사람들이 다시 밴드 음악을 사랑하고 즐겨듣는 미래가 조만간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회사 생활과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설움을 밴드 음악을 통해 날려보는 건 어떨까요?
    • melos <no pain(실리카겔)>

    • melos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아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