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TC LIFE 2

운동과 예술의 사이
발레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어린 시절 꽤 오랫동안 나의 '장래희망'란을 채워왔던 발레리나.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처음으로 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오른 날의 감동과 희열은 나를 발레에 푹 빠지게 만들었다.

글/사진. 신수인 e사업개발팀 계장

어쩌다 취미 발레였는가?

초등학교 시절 많은 친구들이 발레, 피아노를 배우듯 집 근처 문화센터에서 처음 발레를 시작했다. 예쁜 레오타드를 입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발레가 재미있었는지 초등학교 시절 꽤 오랫동안 나의 장래희망은 발레리나였다. 중학생이 되면서 계속 발레를 배우고 싶었지만 학업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내 인생에 발레는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 이후 발레가 종종 생각났지만 성인을 위한 발레 클래스는 없었기 때문에 요가부터 스피닝, 헬스, 방송 댄스 등 다른 운동에 도전했다. 하지만 금세 흥미를 잃어 그만두기 일쑤였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성인 취미 발레’라는 글을 읽게 되었고, 어릴 적 아쉬움이 잔뜩 남아있던 이유 때문인지 다른 운동과는 다르게 큰 설렘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바로 클래스 등록을 했고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발레에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발레의 세계, 발레 공연부터 프로필 촬영까지

꾸준히 취미 발레를 배우기 시작해 벌써 약 5년 정도 되었다. 사실 발레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 있었지 힘든 전신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첫 수업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땀이 쏟아졌고 수업이 끝난 뒤 내 모습은 갓 태어난 기린처럼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걸어 올 정도로 힘들어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거기에 푹 빠져 버렸다.
내 첫 목표는 ‘토슈즈 신고 무대에 서기’였다. 토슈즈는 부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발목에 힘이 충분히 길러진 상태에서만 신을 수 있어 발레를 배운다고 바로 신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1년 뒤 처음으로 토슈즈를 신고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해적中> 오달리스크 군무로 나간 첫 공연은 나에게 그야말로 벅참 그 자체였다. 성인이 되어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고 모든 관객이 박수갈채를 보내주었을 때 그 희열과 뿌듯한 기억은 잊을 수 없었고 곧 또 다른 공연까지 준비하게 했다.
작년 4월에는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던 발레 프로필 촬영에 도전했다. 사실 코로나라는 변수가 찾아오면서 준비하고 있던 콩쿠르 대회가 무산되고 한동안 발레 노잼 시기가 찾아왔었는데 촬영본에 대한 결과물을 받아 보니 열정 넘치게 노력해왔던 모습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 같아 다시 원동력을 얻고 현재까지 열심히 취발러로 임하는 중이다.

발레의 매력은 무엇인가?

첫째. 자세 교정 및 근력 강화
사무실에서 장시간 앉아서 근무하다 보니 정신 차려보면 목은 컴퓨터 앞으로 마중 나가 있는 거북이 모습을 자주 마주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깨는 말려 라운드 숄더에 골반 정렬도 틀어져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발레에는 기본자세로 풀업(Pull Up)이라는 상태를 유지해 줘야 하는데 이 자세가 틀어진 자세를 바로잡아주는데 큰 역할을 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풀업’이란 ‘중력을 거슬러 온몸을 위로 끌어올리다.’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무릎은 쭉 편 상태에서 허벅지 안쪽 힘으로 꽉 조이고, 복부에 힘을 주어 벌어진 갈비뼈는 닫아주며 어깨는 내려주어 견갑골과 등 근육을 조여주면 풀업 완성이다.
이 문장만 봐도 얼마나 중력을 거스르며 근육을 길게 뽑아 쓰는지 기본자세만 취했는데도 온 몸이 쑤시고 힘들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게 평소에는 쉽게 쓰이지 않는 속근육, 안근육을 사용하다 보니 칼로리 소모가 아주 커 다이어트 효과는 물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코어 근육, 등 근육 등이 생겨 건강미 넘치는 잔근육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둘째. 성취감
피루엣(턴), 그랑제떼(점프) 등의 발레 동작은 쉬워 보여도 취미 발레생들에겐 죽기 살기로 연습하는 동작이다. 이런 동작과 함께 손과 발 그리고 시선처리까지 섬세함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 바퀴 이상의 피루엣을 깔끔하게 성공하거나 평소보다 빠른 박자의 순서를 틀리지 않고 해내면 마치 게임 퀘스트를 깬 듯 그 짜릿함에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셋째. 정서적 힐링
나는 평소에 생각이 굉장히 많은 타입인데 수업할 때만큼은 동작에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때문에 현실에 대한 걱정은 잊은 채 나의 움직임에만 몰입할 수 있다. 그만큼 온전히 내 몸의 쓰임을 느끼고 즐기며 춤을 추는 그 시간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힐링 그 자체이다.
취미의 연장선으로 보러 다니는 발레 공연은 또 다른 힐링이다.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음악과 그동안 수업에서 배웠던 동작들로 이루어진 발레리나의 춤까지 콜라보로 더해지니 보이는 것도 많아지고 훨씬 더 깊은 발레의 세계가 펼쳐지는 느낌이다.

발레와 함께. 시작하기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예술로 느껴졌던 발레. 최근에는 대중화가 많이 이루어지면서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발레를 시작하기에 앞서 유연해야 하는지? 발레복을 입어야 하는지? 수업료가 많이 비싼지? 등 발레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때문에 고민 섞인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기초반의 경우 우리가 생각하는 발레리나 수준의 유연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근력과 코어 힘이 부족해서 동작을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발레복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필라테스나 헬스장에서 흔히 입는 패션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필수적인 장비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발레 슈즈만 있으면 된다. 다만 레오타드, 스커트, 땀복 등 무궁무진한 발레 아이템에 빠지면 통장이 ‘텅장’이 되는 건 시간문제이니 조심해야 한다. 수업료도 마찬가지이다. 지역과 수업 시간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주 2회 기준으로 월평균 16~20만 원 사이로 금액이 책정되어 있다.

발레는 단기간에 실력이 늘거나 살이 빠지는 운동은 아니지만 내 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몸 컨디션을 향해 천천히 가게 해주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조금 특별한 취미 발레로 몸의 건강과 정신적인 행복까지 느껴보는 시간을 함께 가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