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법률 뉴스레터 7편
글. 법무실 박성우 계장
최근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이하 티메프 사태)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법률 뉴스레터 7편에서는 관련 금융위 보도자료를 통해 티메프 사태의 발생 경위와 그 경과를 알아볼 것입니다. 또한, 관련 논평을 통해 제도 개선안으로 거론되는 조치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티메프 사태의 발생 경위
사태의 원인은 판매자에게 대금을 정산해줘야 하는 PG(Payment Gateway,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입니다. 왜 판매자에 대한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모회사 ‘큐텐’의 경영확장 과정에서 정산대금의 유용이 있었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유용하다’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것이나 다른 곳에 쓰기로 되어 있는 것을 다른 데로 돌려쓴다’입니다. 정산기한은 둘째치고, 정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유용’이 더욱 문제인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판매대금의 안전한 보관 대책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출발합니다.
1. 시장의 구조
티몬과 위메프는 다양한 온라인 상점들을 입점시키고 판매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오픈 마켓임과 동시에 PG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PG의 대표적 역할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온라인 상거래에서 결제창을 띄워 구매자가 원하는 결제수단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결제정보 송수신)과 둘째, 카드사 등으로부터 판매대금을 받아 모아두었다가 주기적으로 온라인 상점에 전달하는 것(결제대금 정산·매개)입니다.
PG는 보통 카드사로부터 판매대금을 지급받는데(구매계약 체결일로부터 2영업일 이내), PG가 온라인 상점에 판매대금을 정산해주는 주기는 별도로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티몬과 위메프는 약 70일이 경과한 후에야 이를 지급하였는데요. 혹시 이 기간이 너무 길다고 느끼시는 분이라면, 납품대금 정산기한 규제*를 두고 있는 대규모유통업법 제8조에 공감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2019년부터 온라인플랫폼만 제공하는 오픈 마켓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에 본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습니다.
*납품대금 정산기한 규제 : 납품 형태에 따라 판매 마감일부터 40일 또는 직매입상품수령일부터 60일 이내 지급
2. 미정산 사례와 거래 취소
2024년 7월 10일, 위메프에 입점한 한 업체가 위메프의 미정산대금을 지적하는 취지로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사건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달 22일, 티몬은 무기한 정산 지연을 선언하였습니다. 당시 항공권 거래 취소 문제가 뉴스에 자주 등장하였는데요. 항공권을 판매한 티몬 입점 여행사가 판매대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자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한 것입니다. 항공권을 구매한 소비자에겐 구매품이 증발한 듯한 조치여서 이를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이하는 현상’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불안해진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에서 카카오페이, 삼성·토스·애플페이, 무통장입금 등 모든 결제수단 이용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환불 지연 상황은 악화되었습니다.
3. 사태의 수습 및 제도개선 논의
정부는 사태를 파악함과 동시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7월 25일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지원대책 초안**을 마련하여 발표했고, 같은 달 29일 금융지원 방안 발표 및 긴급대응반을 가동하여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수습대책의 윤곽이 나타난 8월 이후부터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정산주기 축소, 판매대금 예치 확대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지원대책 초안 : 소비자와 판매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관계부처가 합동하여 총력지원
① 공정위와 금감원은 전자상거래법 위반 여부 점검, 판매대금 미정산 현황 조사, 정상화 방안 마련 촉구
② 문체부는 여행업계에 계약이행에 적극 임해줄 것을 당부
③ 정부는 소비자 피해 예방과 판매자 보호, 공정위는 환불 관련 분쟁조정 지원
④ 금융위와 금감원은 정산을 위해 유입된 자금은 정산에만 사용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회사와 에스크로 계약 체결을 유도하는 등 판매자 보호를 위한 정산자금 관리체계 강화
(1) 정산기한 도입 및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 신설 추진
현황
e커머스(e-commerce, 전자상거래) 업체와 PG사는 법령상 규정 없이 약관이나 계약 등에 따라 정산기한을 설정하고, 자율적으로 판매대금을 관리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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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법령상 정산기한 도입
- 온라인 중개업이 오프라인 거래에 비해 거래 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 및 비용이 적다는 특성을 반영하여 위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정한 기한보다 짧게 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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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제3의 기관·계좌 등에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화
- PG사 등에 판매대금이 일정 비율을 예치·신탁·지급보증보험 등으로 별도 관리하도록 정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보임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미정산대금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었다는 지적이 제도적 이슈로 대두되어 위와 같은 개선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EU의 경우 PSD(Payment Services Directive, 지불 서비스 지침)2에 따라 지급기관이 미정산대금을 포함한 모든 수취자금을 자사의 자금과 분리하여 은행 등에 예치·신탁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캐나다와 인도, 중국 등도 수취자금 전액을 예치하거나 지급보증보험에 가입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2) PG사 관리·감독 강화
현황
PG업에 대한 진입 기준이 낮아 159개의 PG사가 등록되어있고, 경영지도 기준 미충족 시 실효적 감독수단이 미비한 상태
인허가등록신고시스템을 통해 어떤 회사가 어떤 종류의 전자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는지를 검색해보실 수 있습니다.(‘전자금융업 등록 및 말소현황’, 소관부서 : 금융감독원 금융IT안전국)
개선 방향
PG사의 등록요건 등을 강화하고, 기준 미충족 시 시정조치 요구, 업무정지, 등록취소 등 제재 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추정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금융업자를 ‘허가가 필요한 전자화폐업자’와 ‘등록으로 족한 PG업자’ 등으로 구분하고, 허가가 필요한 전자금융업자에 대해서만 법령상 감독수단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분리 보관 등의 행위 규제가 신설되면, 행위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감독수단 및 근거 확보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또한, 금융과 상거래의 내부 겸영, 나아가 계열사 형태의 겸영에 대한 내부통제체계 수립 등의 조치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 상품권 발행업체 규율과 소비자 보호 강화
현황
모바일 상품권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이 발행업체의 지불능력에 관계없이 발행 가능하여 소비자 피해 발생이 우려
개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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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선불업자에 대한 관리 강화
- 2024년 9월 15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은 선불업 등록면제 축소를 통해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의 제도적 해결에 일조할 것으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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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 소비자 보호조치 강화
-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사항 중 선불충전금 보호조치 내용 고지 의무(제25조의3), 잔액 환급 요건(제19조) 등을 약관법상 표준약관에 반영하여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임
(4) 우수 e커머스 인센티브 신설 및 판매자 보호조치 강화
신설 방향
정산기한이 짧고, 판매대금을 별도관리하는 e커머스 기업 및 입점 업체에 대해 인센티브 제공 검토
PG사는 다단계 구조가 일반화되어있음에도 손실 부담에 대한 규율이 명확하지 아니한 실정입니다. 지급결제 대행 관련 행위규칙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만 규율되어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카드업을 규율하는 법으로서 신용카드사와 계약을 맺은 PG의 가맹점으로서의 준수사항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1차 PG사들과 재위탁 계약을 체결한 2차 PG사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서도 환불의 책임이 1차 PG사들로 전가된 것이고, 티메프에 대한 구상의 문제가 남은 것입니다.
시사점
지금까지 티메프 사태의 발생 경위부터 향후 제도 개선 추진안을 알아보았습니다. 흔히 우리나라의 상거래 관련 법령을 두고, 판매자에 대한 보호에는 소극적인 편이라고 해석하곤 합니다. 이윤 추구에 수반되는 위험 부담이 그 이유인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다양한 거래 양상에서 이와 같은 태도가 그대로 유지될지 그 여부는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를 통해 지급결제 환경과 변화 방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셨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