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는 매년 12월에 호놀룰루 마라톤이 개최되는데요. 풀코스(약 42km), 10km, 1.6km 코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릴 수 있어 유명한데요, 참가에 연령이나 기록 제한이 없고, 마지막 주자가 들어와야 대회가 끝나는 오픈 피니쉬 라인 전통이 있어 모두에게 열린 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호놀룰루 마라톤 피니쉬 라인
마라토너를 반기는 관객들
안녕하세요, ’고객금융부 고객금융전략팀‘이라는 소개만큼이나 ’테니스회 총무‘라는 직함이 익숙한 생활 체육인 임지현 대리입니다. 지금은 테니스의 재미에 밀려 러닝을 멀리한 지 꽤 되었으나, 2024년 12월에는 하와이까지 가서 10km 레이스를 참가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는데요. 시작은 꽤나 충동적이었지만 지금은 주변에 적극 추천할 정도로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라 여러분께도 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글과 사진, 고객금융전략팀 임지현 대리
하와이에서는 매년 12월에 호놀룰루 마라톤이 개최되는데요. 풀코스(약 42km), 10km, 1.6km 코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달릴 수 있어 유명한데요, 참가에 연령이나 기록 제한이 없고, 마지막 주자가 들어와야 대회가 끝나는 오픈 피니쉬 라인 전통이 있어 모두에게 열린 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호놀룰루 마라톤 피니쉬 라인
마라토너를 반기는 관객들
그럼 저는 어쩌다 혼자서 거기까지 가서 뛰었냐고 물어보신다면··· 5일 휴가는 써야 하는데 유럽을 또 가기는 싫고,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데 대자연에서 운전해서 다닐 자신은 없고, 시간 맞춰 갈 친구들도 구하기 어렵던 차에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가 포함된, 제 취향을 저격해버린 하와이 패키지 상품을 말이죠!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혼자서 마라톤 10km 코스를 묶어서 파워 결제 후 떠나게 되었습니다. 허허···.
그럼 마라톤 대회 D-day를 따라 풀어낸 저의 여행기를 함께 보실까요!
일주일간 여행을 함께할 분들과 공항에 모여 첫 인사를 나누었는데요, 저 말고도 사진 속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시나요? 기부 천사와 러너로 유명한 가수 ‘션’님도 이번 여행을 같이하셨답니다.
혼자 참가했다 보니 어떤 분들과 다녀오게 될까 긴장 반 설렘 반이었는데요, 또래 친구들부터 시작해서 부모님 뻘 부부나 부자지간 등 마라톤 풀코스를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함께 도전해 보고자 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러닝이라는 공통의 취미가 있기에 처음 만난 일행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와이에 도착한 직후, 마라톤 배번을 수령하고 각종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엑스포로 향했습니다. 배번을 손에 드니 그제야 이틀 뒤 대회에 참가하는 게 조금씩 실감 났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하와이까지 와서 전지훈련만 하다 갈 수는 없죠! 아무리 생활 체육인이라지만 관광도 물론 했습니다. <쥬라기 월드>, <쥬만지>, <킹콩> 등 각종 영화 속 배경이 된 ‘쿠알로아 랜치’로 향했습니다.
비현실적인 풍경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대자연을 사방이 뻥 뚫린 UTV를 타고 달리니 마치 제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습니다. 뚫린 창문으로 날아 들어온 흙먼지를 뒤집어쓴 몰골은 영화 속 주인공들하고는 좀 달랐지만요.
숙소에 돌아와서는 마라톤 OOTD를 다들 찍길래 저도 따라 해봤습니다. 하와이 마라톤에서는 웃기고 화려한 코스튬을 입고 대회를 축제처럼 즐기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소소한 포인트로 꽃을 달고 뛰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마라톤 날이 밝았습니다! 그런데 새벽 5시부터 뛴다는 게 함정···. 하와이의 기후는 너무나 온화해서 낮에는 뛰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전날 밤엔 새벽에 어떻게 일어나려나 했는데,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의 작용으로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숙소에서부터 스타트 라인까지 가는 길은 이미 축제더라구요! 캄캄한 하늘을 수놓는 폭죽에 시끄러운 음악 소리까지, 페스티벌에 온 것 같은 느낌으로 시작 전부터 대회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기록에 욕심을 내지 않고 하와이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기로 하고, 하와이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열심히 남겼습니다.
그중 평생 못 잊을 것 같은 장면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앞에 생생한데요. 10km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힘들어 포기하고 싶어질 때쯤 마주했던, 와이키키 해변 위로 펼쳐지는 분홍빛 일출이었습니다. 이걸 보려고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눈물이 날 것만 같고, 저 자신에 대한 응원이 절로 솟아나더라구요. 이 장면 때문에라도 러닝을 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하와이에서 일출을 보며 뛰어보시길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결승선에 골인한 후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해준 갓 튀긴 따끈한 도넛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코스를 따라 이어진 응원 행렬은 물론, 결승선에서 어우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과 달리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도넛을 나누어주는 훈훈한 현장
생활 체육인답게 마라톤만 하기엔 아쉬워 서칭을 해보니 하와이 곳곳에 공공 테니스 코트가 있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무료 개방되어 있어서 그냥 가서 치면 된다는 반가운 소식! 아쉽게도 패키지 일행분들 중에 평소 테니스를 즐기는 분이 없었지만, 열심히 영업을 한 덕분에 라켓을 준비해오신 분들에게 테니스를 간단히 알려드리고 랠리를 하기로 했어요.
황홀한 석양을 배경으로 치는 테니스
바로 랠리가 가능한 스포츠는 아니라 기대를 버리고 갔는데, 스쿼시를 치던 분들이 있어 의외로 랠리가 되어서 놀랐답니다. 보랏빛 일몰을 배경으로 테니스를 칠 수 있다니 꿈만 같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코트 예약이 전쟁인 한국과 대조적이라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테니스도 모자라서 트레킹까지 했습니다. 다시 봐도 생활 체육인다운 여행 일정이네요. 일출 트레킹 명소로 손꼽히는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는데 코스 자체는 잘 정비되어 있어 그리 힘들지 않았지만 나무가 빽빽한 한국 산과 달리 그늘이 없어 더위에 힘들었어요. 만약 가신다면 일출을 보러 가거나, 낮에 가신다면 물을 넉넉히 챙겨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하지만 정상에서는 더위를 다 잊게 할 만큼 속이 뻥 뚫리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정말 좋았던 하와이
하와이에 왔는데 바다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죠! 스노클링 명소로 꼽히는 ’하나우마 베이‘에서 산호 사이의 물고기들을 쫓아다니며 열심히 스노클링을 즐겼습니다. 스노클링은 처음 해 봤는데, 산호에 긁히기도 하고 파도가 높아 무섭기도 했지만 암 튜브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수영을 잘 못 하시는 분들께 물놀이 필수템으로 암 튜브 강력 추천합니다!)
낭만과 여유가 느껴지는 하나우마 베이
맑고 청명한 바다
제 인생의 한 페이지로 기억될 여행이 어느덧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되었습니다. 생활 체육인은 귀국일에도 러닝을 했는데요. 저에게 힘을 줬던 와이키키 해변의 일출을 다시 한번 보고 싶어서, 캄캄한 새벽에 준비운동까지 야무지게 하고 해변까지 3km 정도 달렸습니다.
몸은 잘 풀어야 후환이 두렵지 않습니다
점차 떠오르는 해
백사장에 누워 보았던, 보랏빛에서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은 다시 봐도 심장을 울렸는데요, 그 아래로 깜깜한 새벽부터 서핑을 하고 있던 광기의 하와이안 서퍼들···. (다음엔 생활 체육 목록에 서핑도 추가해 봐야 하나 고민했던 것은 비밀)
실제로 보면 더 아름다운 와이키키 해변의 일출
이렇게 생활 체육인으로서 다녀온, 전지훈련을 방불케 하는 하와이 여행기를 소개해드렸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달리기만 했다 하면 꼴찌에, 오래 달리기를 하면 선생님이 쫓아오셔서 말릴 정도로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였는데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제 시간을 알차게 채워나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시작했던 운동이, 어느새 제 생활의 가장 큰 부분이 되었다는 게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저 같은 사람이 했다면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은 당연히 어엿한 생활 체육인··· 되실 수 있습니다!
관광하고 휴양하는 여행도 좋지만, 인생에 색다른 한 페이지를 남겨 보고 싶으시다면 여행지 곳곳에서 땀 흘리고 오는 여행, 온몸으로 즐기고 오는 여행도 한 번쯤은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