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TC LIFE 1

한강에서 수영하기!


여러분은 한강에서 수영하고 싶으신가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으엑! ddong물에서 수영하기 싫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제가 직접 한강 수영을 하고 느낀, 초록빛으로 물든 시원하고도 생생한 후기를 공유합니다!

글과 사진, 오픈플랫폼개발팀 이다예 계장

🏊 왜 “한강” 수영인가?

1년 6개월 동안 화, 목 18:00~18:50은 수영과 함께했습니다 ෆ(՞ ⌯'ᵕ'⌯ ՞)ෆ ̖́-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할까 고심하다가 입사 후 수영을 시작했는데요. 1년 반 정도 수영을 하니 슬슬 대회에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ω・)「
러닝은 다양한 대회가 있어서 취미 러너들도 많이 참여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러닝과 다르게 수영은 동호회에 가입해야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았어요. 수영장에서 기록을 재는 대회는 참가가 어려울 것 같아서 누구나 쉽게 참가 가능한 대회를 찾아보다가 한강을 수영으로 건너는 ‘한강 크로스 스위밍 챌린지’(줄여서 한크스)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ʕ ꈍܫꈍʔ

🏊준비물은 무엇이 필요할까요?

  • [필수템] 수영복

    한크스에서 입을 수영복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평소 아끼던 예쁜 수영복
    VS
    버려도 되는 수영복

    저는 고민 끝에 평소 아끼던 니케 수영복을 입었습니다. 인생 첫 한강 수영인데 기념사진도 찍고 싶고, 눈에 띄는 수영복을 입어서 저의 응원단(언니, 친구)이 저를 발견할 수 있으면 했거든요. 하지만 저의 욕심이었습니다. 막상 한강 물에 들어가니 수영복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집에 와서 수영복을 헹구는데 얼마나 한강 물을 야무지게 먹었는지 50번을 넘게 헹궈도 수영복은 갈색+초록색 물을 계속 뱉어냈습니다···. 결국 저는 제가 아끼던 수영복을 보내주고 말았습니다···.  

    아끼던 보라색 수영복과 대낮에 한 이별. 반신 수영복, 너와 함께 해야 했어···
    수건으로 물기 닦았을 뿐인데, 묻어나온 갈색의 무언가···
  • [필수템] 수경

    바다나 강, 호수 등 자연의 물에서 진행되는 오픈워터 수영을 할 때는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전용 수경을 착용합니다. 대회 전 오픈워터 수경을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한강에서 오픈워터 수경은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시야 확보가 안 되거든요! 들어가기 전에 안티포그만 수경 앞뒷면에 꼼꼼히 발라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안티포그를 하지 않고 들어가서 중간에 구명보트를 붙잡고 외로이 수경을 닦았답니다.
    ꜀( ꜆´⌓`)꜆ 

  • [제공템] 수모 & 안전부이

    수모는 현장 등록 시 주최 측에서 제공합니다. 그룹별로 수모 색깔이 다른데요. 저는 검은색 수모를 받았습니다. 수모가 꽤 크기 때문에 머리에 꾹꾹 눌러서 쓰는 걸 추천합니다.
    안전부이도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데요. 한강에 들어가기 직전 들어가는 입구 양쪽 벽에 걸려있는 부이를 아무거나 골라서 착용하면 됩니다.

  • [선택템] 오리발 & 오리손 

    저는 오픈워터 수영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오리발을 착용했습니다. 오리발은 숏핀과 롱핀으로 나뉘는데요. 보통 오픈워터에서는 롱핀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요. 숏핀은 훈련용으로 많이 쓴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정보도 모른 채, 평소에 수영장에 가던 습관대로 숏핀을 챙겨가서 막판에는 허벅지와 종아리에 근육이 느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롱핀은 너무 쉬워서 숏핀을 착용할 걸 후회했다는 후기도 있는 걸 보니, 오리발은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강 수영을 한다는 말을 듣고 친구가 Tㅔ무에서 오리손을 사서 선물해줬는데요. 오리손을 낄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착용하고 너무나도 만족했습니다. 시야 확보가 어렵고 방향을 잡는 게 쉽지 않아서 저는 손동작은 평영을, 발동작은 돌핀킥을 했는데요, 오리손을 장착하니 평영 손동작을 할 때 훨씬 도움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참고로 Tㅔ무에서 오리손을 살 예정이라면 꼭 2개를 구매하세요! 1개가 양손 세트일 거라는 생각은 거둬주세요···.  

    아무 생각 없이 가져간 숏핀과 외로이 집을 지키게 된 롱핀··· 그래도 숏핀을 가져간 건 후회하지 않습니다
    Tㅔ무산 오리손 덕분에 한강 유속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 [선택템이지만 필수템이길 바라는] 구충제

    한강 수영 후기를 검색해보니 많은 분들이 구충제를 사 먹었더라구요. 한강 수영을 마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수영 중에 다시마 같은 나뭇가지가 팔에 걸리기도 했고, 눈앞에 뭔지 모를 부유물이 많이 떠다니는 걸 봤어요. 저를 응원하러 와준 언니와 친구는 라인 내에서 물고기가 튀어 오르는 것도 봤다고 합니다. 이 물을 최대한 안 먹으면 좋으련만, 바람이 불거나 구조정이 사람을 실어가면 캐리비안베이 파도 풀보다 강하게 파도가 몰아쳐서 물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파도가 얼마나 강한지 물속에서 멀미가 날 정도거든요. 구충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완영 후 가장 먼저 한 일, 구충제 복용 

    저는 아침 11시 출발하는 그룹이었기 때문에 전날 밤 미리 준비물을 챙겨뒀습니다. 선크림, 모자, 선글라스, 바람막이까지 챙겼는데도 생각보다 짐이 단출했습니다.

    가방에 넣기 전, 한곳에 모아둔 준비물
    대회 날 함께한 최애 가방

🏊 대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 현장 등록

    행사장에 도착하면 입구에서 신분증과 등록번호를 확인하고 참가 기념품을 지급해줍니다. 가방, 안내서, 수모, 샤워 타월 등을 제공해주는데요. 탈의실에서 수영복으로 환복하고, 캐노피에 짐을 두고 집결지로 모이면 됩니다. 사람이 붐빌 거 같아서 저는 수영복을 집에서 입고 갔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현장 등록 후 지급 받은 물건들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캐노피
  • 대회 진행

    행사장 입구
    샤워장 겸 안전부이 보관소 겸 출발지 겸 결승점(나갈 때도 이곳에서 샤워를 해야 합니다. 샴푸, 바디 워시는 사치일 뿐)

    출발 15분 전, 한강에 들어가기에 앞서 450여 명의 같은 그룹 사람들이 모여서 스트레칭을 합니다. 이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출발 지점으로 가는 길에 오픈형 샤워장 겸 안전부이 보관소가 있습니다. 여기서 빠르게 심장에 물을 챱챱챱 뿌려주고 안전부이를 허리에 매면 출전 준비는 끝입니다.

    안내에 따라 2분 간격으로 50명씩 출발합니다. 수경을 쓰고, 오리발을 끼고 시원하게 한강 물에 들어갔습니다. 멋지게 수영하는 저를 상상하며 입수했지만, 현실은 달랐는데요. 한강 물은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탁하고 갈색빛을 머금은 초록색 물이었습니다. 물속에 들어가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야는 30cm정도 되는 것 같았는데요. 모두가 뵈는 게 없는 상황이다 보니 코스 이탈자도 발생하고, 누군가의 발에 차이고, 저도 누군가를 발로 차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언니가 찍어준 나, 하지만 어디에서도 나를 찾아볼 수 없었다

    잠실대교 바로 밑에 물이 떨어지는 구간이 있어서 수영하는 내내 물살이 느껴졌습니다. 헤드업 자유형을 하면 물을 먹고, 일반 자유형을 하면 앞을 볼 수 없어서 밧줄이나 사람들에 부딪히게 됐는데요. 처음 100m 정도는 무슨 정신으로 수영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포기해야 하나 했지만, 점차 시야 확보가 가능한 영법을 찾으니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면서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εε( ε ˘Θ˘ )э
    20~30m 간격으로 고정보드와 구조 요원들이 배치되어 있고, 이동보드와 구조정도 현장에 있어서 수영하는 동안 안심이 됐습니다. 다리가 쥐가 나거나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해서 생각보다 구조정이 출동하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안전부이를 안고 수영하는 사람들

    잠실대교 하단, 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다

    우리를 지켜준 구조 요원들

    출발하고 보니 반환점이 너무 멀게 느껴지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기분이었어요. ‘완영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환점을 돌고 인구 밀도가 낮아지자, 롯데타워를 바라보며 진짜 ‘한강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쉬지 않고 수영하다 보니 어느덧 도착 지점까지 와있었어요. 이렇게 끝나니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실제로 수영한 시간은 25~30분이었습니다!(호들갑에 비해 짧은 시간) 마지막에 접영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있었다는데,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게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ㅠㅠ

    애플워치의 야외 수영 기록. 287m? 사과해요, 나한테!
    요상한 기록

    수영을 마치고 웃으며 올라오는 사람들(바로 나)

  • 대회 종료

    가볍게 물 샤워를 하고 올라오면 메달, 완영증과 시원한 무알콜 맥주를 줍니다!
    이제 환복 후 맛있는 밥을 먹으러 가면 됩니다. ₍₍ (ง ˘ω˘ )ว ⁾⁾

    완영증 들고 메달 깨물어보기

Q. 수영을 잘해야 참가 가능할까요?

녜니오!
한크스는 한강 남단(잠실)에서 출발하여 한강 북단에 위치한 반환점을 돌아오는 대회인데요. 총 거리는 1.8km이고, 주최 측에서 안전부이(부표)를 제공해주며 원한다면 슈트, 오리발 착용과 안전장비 소지도 가능합니다.

하필 한크스 대회 일주일 후가 직무기본과정 규정시험이었는데요.٩(๑`^´๑)۶ 저는 규정시험을 핑계로 한강 수영 준비를 하나도 하지 못했습니다.(사실 오리발만 믿고 연습을 하지 않았어요. 저는 오리발만 끼면 물개가 되었다는 착각을 하곤 하거든요.) 역시 오리발의 힘은 대단했습니다. 저의 목표는 안전부이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수영만으로 한강 건너기였는데요. 오리발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끝까지 쉬지 않고 완영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한강 물이 탁해서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물살도 강했는데요. 수영을 잘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 물에 적응을 마쳤고 30분간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는 분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๑•̀ɞ•́๑)✧

여름에만 개장하는 한강 수영장도 추천합니다!

생각보다 거리가 있는 코스. 폭우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물이 탁합니다.ㅠㅠ

🏊 다음에도 다시 하고 싶은가?

  • I said YES!

    다음에 기회가 되면 오리발 없이 한강을 건너보고 싶어요!
    한강 수질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으로 한강 수영을 꺼리는 분들이 있을 거 같은데요. 생각보다 한강 물은 더럽지 않았습니다. 저는 알아주는 피부+위장 개복치인데, 한강 물에서 수영하고 나서 피부에 트러블이 나지도 않았고 복통 역시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리수에서 수영한 느낌이었어요. 한강 물에 들어가는 게 찝찝해서 고민되는 분에게는 걱정 붙들어 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